* 발렌타인 합작 ( 윤대협 편 : https://ryuakiryungkidream.creatorlink.net/forum/view/795888 )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그로부터 한 달 후였다. 허락받아 해남대 부속고를 찾아왔다. 지나가는 학생에게 길을 물어 도착한 곳은 농구부가 사용 중인 체육관. 조용히 구경하고 있으니 훈련 중인 농구부원 사이로 저보다 큰 남자 후배와 얘기하는 그가 보였다. 굳이 부르지 않고 보기만 했다.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따듯해진 날씨에 종이봉투에 직접 만든 초콜릿을 가득 담아 주었던 제법 매서운 날씨였을 때를 떠올렸다. 그땐 저뿐만 아니라 제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준비해줬었는데… 저를 위해 준비해준 제 팬에 대한 보답이었다. 물론 덤으로 다른 마음도 포함이 되어있었지만.
잠깐 다른 생각을 한 사이 그와 눈이 마주쳤다. 웃으며 손을 흔들자 놀란 눈으로 바뀐 그가 양손으로 제 입으로 가렸다. 양팔 가득 들고 있던 음료 캔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요란한 소리에 그에게 시선이 쏠렸다. 시선을 받을 거란 생각은 못 했는데. 주변 시선과 목소리에 살짝 시선을 아래로 흘렸다. 언제 굴러온 건지 제 발 앞으로 굴러온 음료 캔을 발견한다.
“선배 괜찮아요?”
“아. 아…! 미안해.”
그가 제가 떨어뜨린 음료 캔을 줍는 동안 본인 역시 캔을 쥔 체 체육관 안쪽으로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
“이것 좀 들어줄래?”
“선배 괜찮아요?”
“아. 그게… 내가 윤대협 선수 엄청나게 좋아하나 봐. 문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각을”
“착각한 게 아닌 것 같은데요? 여기요.”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캔 위로 손을 얹은 그가 뒤늦게 착각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또 한 번 이번엔 작게 소리를 내 놀란다. 그러더니 손을 내미는 후배에게 캔을 전해주면서 반가움에 양손을 위아래로 흔들며 좋아한다. 점점 커지는 목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닿다 끝내 주장인 정환이 저를 부르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정환에게 사과하며 장소를 이동하자며 밖으로 나간다. 몇걸음 안가 체육관 문 앞. 대협은 제 신발을 신으면서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올려다보았다. 제법 따듯해진 날씨라는 건 아까도 느껴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체육관 안, 후끈한 열기 때문인지 그는 짧고 얇은 옷을 걸치고 있었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옷자락과 중간쯤으로 묶은 머리 타래를 보니 여름이 온 것처럼, 어쩌면 시원해 보이기도 했다.
“윤대협 선수?”
“아, 이거 주려고 왔어요.”
바로 몸을 일으키려다 가방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내밀었다. 받은 것에 비하면 성의가 없어 보일까 싶었지만, 사탕 봉투를 들고선 기뻐하는 얼굴을 보자 숨을 짧게 내쉬며 가방을 들어 몸을 일으킨다. 목을 위해 준비한 사탕은 맛이 몇 개 없기에 어떤 맛인지는 바로 있을 텐데도 처음 보는 것처럼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자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이렇게도 상대를 기쁘게 하는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할떄즘이었다. 다시 아까와 같은 얼굴에 제가 줬던 사탕이 순간 아래로 떨어지려 했다. 물론 본인도 상대 역시 안 떨어뜨리려 잡았고 그 과정에서 손이 닿았지만 바로 떨어지며 고맙다며 인사를 한다.
“정대만 선수가 여긴 어떻게…”
저 이름을 또 들을 줄이야. 대협은 매번 듣던 이름에 고개를 돌린다. 저를 빤히 쳐다보던 그와 만남 역시 한 달과 다를 바 없었다. 오히려 저를 더 빤히 쳐다보는 대만에 대협은 어깨를 으쓱이더니 그의 옆에 선다. 저와 그를 번갈아보며 보던 대만이 그에게 줄 게 있다며 말을 걸었다. 그러자 긴장한 듯한 얼굴을 하는 그를 대협은 작게 웃으면서 보았다. 어째서인지 저와 비슷하게 다른 브랜드의 목캔디를 준비했고 그걸 덜덜 떨리는 손으로 받더니 감사하다며 인사를 한다. 똑같구나. 아쉬운 마음에 자신이 줬던 목캔디와 조금 전 받은 목캔디를 보았다. 맛도 모양도 브랜드도 달랐지만, 상대를 떠올리고 산 것에선 같다는 게… 대협은 대만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네?”
“그러니까. 오늘 마칠 때까지 기다릴 테니까 같이 하교하자고.”
어디선가 겪은 상황이었다. 이것도 한 달 전 그때와 같은 상황이었다는걸 바로 떠올렸다. 대협은 그의 손을 잡으려다 사탕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옷 소매를 잡았다. 당겨지자 소매를 확인하다 저를 바라보는 얼굴에 웃었다.
“저랑 같이 가요.”
“아…두 분 모두 감사드려요. 저는 괜찮아요!”
상황 파악을 못 하는 건지 미안해서 그런 건지 두사람의 청을 거절하자 두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서로를 바라본다. 대화가 많이 오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눈으로 대화하듯 빤히 쳐다보던 두사람을 막아선 건 제 선배 머리 위로 머리를 얹은 뒤 팔을 어깨 위로 두르는 행동을 하는 호장에 행동이었다.
“선배는 오늘 우리랑 같이 저녁 먹으러 가기로 약속했는데?”
“호장아… 아 맞아요. 오늘은 부원들이 답례로 같이 밥을 먹으러 가자고 해서요. 두 분께 죄송해요.”
“괜찮아요. 그럴 수 있죠. 그럼 다음에 시간이 있으면 밖에서 봬요.”
“아. 아아! 나, 나도 그러자. 시간 날 때 보자!”
“정말요? 저야 기쁘지만 두 분도 바쁘실 텐데…”
그것마저 거절하려기에 또 한 번 강조하니 긍정의 답이 나오고 대협은 그걸로 만족하며 인사를 한 뒤 교문 쪽으로 향한다. 뒤를 돌아가니 저를 따라오는 발소리 뒤로 왜 사과하냐는 목소리와 함께 웃으며 답하는 목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것 같았다. 그마저도 체육관 안으로 들어갔는지 더는 들리지 않는다.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지만, 그저 고개 돌려 가볍게 목인사를 한 뒤 집 쪽으로 걸어간다.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