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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오른다는 속담이 있다.

평소에는 차분해 보이는 사람이 예상을 벗어나 사고를 치거나 이득을 챙겨간다는 뜻으로, 당연하지만 보통 좋은 의미로 쓰는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서 뭘 어쩌란 말인가.

누군가는 타인의 험담에 상처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는 달랐다.

 

“후우.”

 

키하치로는 주변에 쌓인 흙들을 치우고 한숨 쉬었다. 함정을 파는 게 본인 옷 주머니에서 물건 꺼내는 것만큼 쉬운 그는, 모든 작업을 마친 후에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얼핏 보면 어디에 구멍이 있나 알 수 없는 완벽한 위장. 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는 표식. 그리고 함정 바로 위를 가로지르는 굵은 나뭇가지 위 누워있는 인영까지. 모든 준비는 끝났다. 그리 단언할 수 있었다.

 

‘과연 걸려주려나.’

 

나무 위에서 낮잠 자는 이를 올려다보는 그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거린다. 제가 함정을 파는 것도 모르고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상대는 쿠노타마 상급반의 미우시 토요노. 자신보다 두 살 많은 선배였다.

 

‘일단 들키지 않은 건 확실한데.’

 

본디 닌타마도 6학년쯤 되면 프로 닌자나 다름없어진다. 그건 쿠노타마도 마찬가지이니, 6년간을 이곳에서 버텨 온 토요노의 실력은 이 인술학원 안에서도 상위권에 속했다. 오죽하면 센조나 토메사부로가 ‘걘 상대하기 까다로워’라며 혀를 내두를까.

그렇기에, 키하치로는 한 가지 실험을 해보고 싶었다. 그 정도 실력자인 토요노도 제 함정에는 걸릴지, 아니면 가볍게 피해 갈지.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

 

‘깨어날 때까지 숨어있어야지.’

 

후배뿐만이 아니라 선배들도 걸려드는 제 함정이니 토요노도 쉽게 피할 수는 없을 거다. 키하치로는 제 실력에 자신이 있었기에 그렇게 확신했다.

하지만 그렇게나 확언할 수 있다면, 어째서 굳이 이런 위험한 실험을 하는가. 누군가가 그렇게 묻는다면, 그는 아마 이렇게 답할 거다. ‘그래도 직접 보고 싶으니까.’ ‘미우시 선배 반응이 궁금하기도 하고.’라고.

 

부스럭.

 

목이 뻐근할 정도로 위를 올려다보길 몇 분째였을까. 미동도 하지 않던 토요노가 작게 뒤척인다.

곧 상대가 깨어날 걸 눈치챈 키하치로는 그대로 발소리를 죽이고 근처 풀숲에 숨었다. 아니나 다를까. 작은 움직임은 조금씩 커지더니, 이내 감겨있던 눈꺼풀이 번쩍 열렸다.

 

“으음……. 얼마나 잔 거지.”

 

웅얼거리며 일어난 토요노는 마른 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잠이 덜 깬 건지 비몽사몽 한 표정이 참으로 무방비했다.

좋아, 저 정도로 풀어져 있다면 제 함정을 피할 수 없을 거다. 키하치로는 가능성을 느끼고 빙긋 미소 지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기대는 산산이 무너지고 말았으니.

 

“읏챠.”

 

흙먼지도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려온 토요노가, 함정이 무너지기도 전 멀쩡한 땅으로 발을 뻗는다.

그야말로 깃털 같은 움직임. 가볍고 유연한 걸음은 발자국조차 남기지 않았기에, 키하치로가 공들여 판 함정은 조금도 변형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었다.

 

“……아.”

 

자신을 눈치채지 못한 건지, 아니면 인기척을 느꼈음에도 그냥 간 건지. 홀로 사라져 버린 토요노의 흔적을 눈으로 훑던 키하치로가 짧게 탄식했다.

이건 예상하지 못한 결과인데. 분명 함정을 밟았는데도 안에 빠지지 않았다니. 이런 건 전혀 생각해 두지 못했다.

 

‘어디서 잘못된 거지?’

 

작은 움직임에도 무너지도록 설계를 바꾸어야 하나. 아니다, 그랬다가는 나뭇가지가 떨어지는 정도의 충격에도 구멍이 날 수도 있지 않나.

토요노를 놓친 아쉬움보다도 제 함정의 개선점부터 떠올리는 키하치로는 퍽 즐거워 보였다.

 

“오야마…….”

 

과연, 선배들의 말이 옳았다. 토요노는 까다로운 상대고, 덕분에 배워가는 것도 있다.

실패에서 실망이 아닌 기회를 엿본 얌전한 고양이는, 한참이나 풀숲에 숨은 채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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