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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려는.

 

한미려는 종종 배세진을 처음 만난 날을 회상하고는 했다. 배세진―당시에는 이세진이었다.―을 1,000만 배우로 이끌었던 ‘아기 무당’이 나왔던 영화. 그 영화에서 한미려는 이름도 없는 단역으로 출연했는데, 연예계 종사자 지인이 있던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들어갔던 오디션장에서 운 좋게 뽑혀 얻어냈던 첫 배역이었다. 아기 무당에게 부적을 받으러 온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온 기가 약한 여자아이로 대사도 없는 배역이었지만 표정 연기가 중요했던 배역인 만큼 촬영 당일 전까지 혼자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어, 한미려는 지금도 그 배역을 꽤 좋아했다. 가끔 인터뷰에서 얘기를 꺼낼 정도로. 그리고 그날 촬영장에서 한미려는 연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정확히는 배세진의 연기를. ‘아기 무당’이라는 역할을 삼켜낸 것 같은, 사람을 홀리는 듯한 신들린 연기를 선보이던 아이. 자신보다 2살이 더 많은 그 아이의 연기를 보고, 한미려는 생각했다. 자신도 저 아이처럼 사람을 끌어당기는 그런 연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런, 존경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한미려의 연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연기가 하고 싶어진 이후, 한미려는 닥치는 대로 나갈 수 있는 모든 아역 배우 오디션에 참여했다. 주로 단순히 길을 지나가는 엑스트라나 아니면 그나마 대사 한 줄이 전부인 단역일 때가 많았지만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운 좋게 따낸 이런 배역들 하나하나가 한미려에게는 배세진과 같은 연기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발판이었으니까. 운 좋게 배세진이 출연한 작품의 배역을 따냈을 때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기도 했다. 촬영장에서 배세진과 얘기를 나누게 될 때면, 한미려는 늘 배세진의 연기를 칭찬하고는 했다. 배세진은 그때마다 부끄러워 어버버하면서도 한미려의 말에 경청해 주었다. 가끔은 오랜 시간 고민한 것 같은 짧은 공감이 돌아오기도 했다. ‘내가 연장자니까…!’라는 표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기도 했다. 한미려는 종종 배세진과 함께 새로운 역사를 써갈지도 모르는 배우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그럴 때면 기분이 좋아지고는 했다. 자신이 인정받는 것 같은 기분은 둘째 치고, 배세진과 한 단어로 엮인다는 그 사실이 내심 좋았던 걸지도 몰랐다. 그게 마냥 좋은 말이 아니라는 것을,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러니까 배세진과 한미려가 가까워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촬영장에는 또래가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더 그랬던 걸지도 모른다. 한미려는 존경하는 사람이자 닮고 싶은 사람으로서 배세진이 좋았다. 그래서 배세진과 같은 소속사―드림K―에 들어가기도 했다. 물론 그 소속사는 좋은 소속사가 아니었기에 당시 11살이었던 한미려는 12살의 배세진이 겪었던 것과 같은 혹독한 환경을 겪었지만, 상관없었다. 배세진의 연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한미려에게는 더 크게 다가왔으니까. 배세진은 2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도 항상 한미려를 챙겨주고는 했다. 연장자의 의무감 같은 거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미려는 그게 싫지 않았다. 그렇기에 연기에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늘 배세진을 찾아갔고, 간식거리가 생기면 배세진에게 맨 먼저 주고는 했다. 그럼, 배세진은 얼굴이 새빨개져도 주먹을 꽉 쥐고 자기 생각을 얘기해 주거나 간식을 받아주었다. 가끔은 시집이나 책을 같이 읽고 감상을 나누기도 했다. 한미려는 그 시간이 좋았고, 그러면서 동시에 남들이 모르는 배세진에 대해 알고 있었다. 배세진은 생긴 것과 다르게 단 걸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카스텔라를 제일 좋아한다는 것이나 섬세한 성격이라 상대에게 필요한 게 뭔지 곧장 알기도 한다는 것, 배세진의 대본은 배역을 분석한다고 하도 많이 봐서 늘 너덜거린다는 것 등등…. 즉, 둘은 서로의 비밀 친구가 된 셈이었다. 적어도 한미려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한미려는 자신이 배세진에 대해 제일 잘 알고, 배세진과 제일 가까운 사이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린 마음에서 나온 자신감이자 오만함이었다.

 

불행은 한 번에 몰아서 온다고 했던가. 중학생이 되던 해, 한미려는 아버지의 바람으로 인한 부모님의 이혼을 겪었다. 답도 없는 소속사는 마음을 추스를 틈조차 주지 않고 계속해서 잠도 못 자게 굴리며 일을 시켰다. 가장 오래 잔 게 3시간 정도였던 기억도 있었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소홀해졌다. 어머니는 소속사를 옮기자고 했지만, 미려는 결국 고개를 저었다. 소속사에서 쉽게 놔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있었으니까. 정신적으로 점점 피곤해지는 그 속에서 배세진은 한미려가 의식하기도 전에 족쇄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다. 언제부턴가 촬영장의 어른들은 배세진과 한미려의 연기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어른이란 참 웃긴 족속이었다. 상대가 앞에 있을 때는 누구보다 칭찬의 말을 건네면서 상대가 없으면 말을 너무나도 쉽게 꺼냈다. “세진이었으면 좀 더 감정이 담겼을 것 같은데….”, “세진이보다 부족하네.”, “차라리 세진이를 부르는 게 좋았을지도 모르겠네. 잘한다더니….” 그런 말들이 한미려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오가고 했다. 그런 말들은 결국 당사자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 그 속에는 종종 더 심한 말들도 존재했다. 어른이란 것들은 항상 비교하지 않으면 속이 풀리지 않는 건지, 한미려에게는 어느 순간부터 어른들이 만들어낸 배세진의 라이벌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었다. 원한 적이 없었음에도 빌어먹게. 사람들의 비교는 15살의 한미려를 점점 피곤하게 했다. 사람에게 마음을 주는 것을 힘들게 하였고, 마음을 조급하게 하였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배세진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게 하였다. 한미려는 어린 나이에 쓸데없이 어른스럽고 어른들의 기분에 맞춰주는 아이가 되었다. 소속사에서 시키지 않아도 한미려는 자신을 혹사하는 것이 익숙해졌다. 더 발전하면, 누군가는 알아봐 주고 칭찬해 줄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긴 했다. 그러나 한 번 붙은 꼬리표는 영원히 족쇄처럼 따라오기만 했다. 인정받지 못했다. 배세진이 싫어졌, 하, X발…. 한미려의 목표는 더 이상 배세진을 닮아 존경받는 배우가 되는 것이 아닌, 배세진을 뛰어넘는 것으로 변해 있었다. 악착같이 배세진을 쫓아 그가 현역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에 뛰어넘고, 그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주겠다는 것으로.

 

그 뒤로 한미려는 배세진을 일방적으로 피해 다녔다. 배세진의 연락도 받지 않았다. 대화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러다 배세진이 연기를 쉬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잠시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금방 그런 이유 같은 거 궁금하지 않다고 자신을 세뇌하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재상장! 아이돌 주식회사>―통칭 아주사.―에 배우인 배세진이, 아이돌을 육성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갈 리 없다고 한미려는 생각했다. 자신이 아는 배세진은 연기를 좋아하니까. 연기에 그 누구보다도 진심이니까. 지금은 연기를 쉬고 있어도 곧 다시 현역으로 돌아오리라 생각했으니까. 어릴 때부터 자신이 배세진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거라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오만함이었다. 그래서일까, 한미려에게 배세진의 아이돌 데뷔는 예상 밖의 일이었다. 왜? 당신이 대체 왜? 정말 이대로 아이돌을 할 생각인 건 아니지? 연기를, 좋아하잖아. 왜 연기를 그만두는 건데. 안타깝게도 한미려는 이제 배세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왜 배세진이 아주사에 나갔는지, 회사와 무슨 얘기를 나눈 건지, 이제 진짜 연기를 그만둘 생각인지 같은 것들을. 더 이상 둘은 서로의 비밀 친구 같은 것이 아니었으니까. 한미려는 배신감을 느낄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배신감을 느꼈다. 혼자, 남겨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이유를 듣고 싶었다. 연기를 그만두는지도 알고 싶었다. 하지만 한미려는 그날 해가 저물기 전까지 배세진에게 연락하지 못했다. 이제 와서, 뭐라고 하려고. 배세진은 이제 여기 없는데.

 

그래도 한미려는 연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니까.

 

 

-배세진은.

 

배세진은 저를 따라다니던 그 어린 소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의 연기를 보고 연기를 시작했다고 조잘거리던 그 소녀를 잊어버렸을 리가. 배세진은 한미려를 귀찮게 생각하지 않았다. 답도 없는 소속사와 매일 술과 도박에 찌들어 살며 가끔은 제 어머니에게 손찌검도 했던 아버지라는 이름의 작자까지. 그런 숨 막히는 상황들 속에서 한미려의 존재란 꽤 긍정적이었으니까. 촬영장이 아닐 때도 자신과 만나고 싶다며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저보다 2살 어린 애가 좋다고 웃는 걸 보고 냅다 거절할 위상은 되지 않아 결국 번호를 주기도 했다. 참고로 당시 배세진에게는 개인 핸드폰이 없었기에 어머니의 번호를 알려주었고, 그날 저녁, 마찬가지로 개인 핸드폰이 없는 한미려는 자기 어머니의 번호로 연락해 왔다. 한미려는 꽤 자주 연락을 해왔다. 사소한 얘기부터 비밀이라며 자신을 자세히 소개한 얘기까지. 그게, 내심 재밌어서, 배세진은 한미려와 계속 연락을 이어갔다. 가끔은 촬영장이 아닌 외부에서 만나기도 했다. 어머니의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배세진에게 한미려는, 챙겨야 하는 동생이자 친구인 셈이었다.

 

한미려는 주변의 말을 빌리자면 괴물 같은 재능을 가진 신인이었다. 연차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맡는 역할마다 사람을 몰입하게 만드는 눈에 띄는 연기를 선보인다는 이유였다. 그래서 주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래서 재능을 가진 애는 무섭다니까…. 노력 없이도 저렇게 하잖아.”라는 소리가 종종 나오고는 했다. 하지만 배세진은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한미려가 연기를 잘하는 아이인 건 맞았지만, 노력이 없는 건 절대 아니었으니까. 한미려는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그러고는 자신의 답을 참고해 감정을 정리했고, 자신에게 대입시켰다. 그게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연기를 보고 분석하거나. 한미려의 대본은 항상 너덜거렸다. 대본에는 한미려 자신이 생각한 자기 배역의 감정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배역의 감정까지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그래서 가끔은 대본을 너무 많이 보고 그 위에 많이 써서 결국 종이가 찢어져 테이프를 붙여 고정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배세진은 한미려의 연기가 단순히 노력 없는 재능에서 나왔다고 얘기하는 어른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이미 자신이 그 과정을 전부 본 산증인이었으니까. 그렇기에 배세진은 한미려와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될 때면 무언가 가슴 깊은 곳에서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고는 했다. 지금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 순간이, 자신처럼 연기를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연기하는 순간이, 무척이나 즐거웠다고 생각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 동시에 한미려는 자기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는 소속사에 들어가길 바랐다. 이런 소속사가 아니어도 한미려 정도의 실력이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많을 테니까. 어쩌면 이미 러브콜도 많이 들어왔을지도 몰랐고. 그러니까 자신이 지금 속해있는 소속사는 절대 오지 않았으면 했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던가, 한미려는 저를 따라, 같은 소속사에 들어왔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배세진은 ‘왜?’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속사는 대어를 낚았다는 듯한 미려에도 자신에게 했던 것과 같은 스케줄을 굴려냈다. 참으로 웃긴 소속사였다. 어쩌다 촬영이 겹쳐 촬영장에서 마주하게 됐을 때, 배세진은 한미려에게 물었다. 왜 여기에 들어왔냐고.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으니 다른 소속사를 찾아보라는 말도 함께. 그 말에 한미려는 뭐라고 했더라…. 아. 한미려는 괜찮다고 했다. 배세진이 여기 있으니까 괜찮다고 했다. 이해가 안 되는 얘기였다. 내가 있다고 왜…. 그래도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웃기게도 ‘괜히 싸움이 될 것 같아서….’라는 게 이유였다. 그리고 배세진은 좋다고 웃는 사람 얼굴에 침 뱉기를 할 만한 성격은 못됐다. 안타깝게도.

 

배세진은 휴식기를 가졌다. 끔찍하기 짝이 없는 소속사와 자신의 아버지라는 이름의 작자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종종 돈을 요구해 왔고, 배세진은, 그 당시의 배세진은, 순순히 돈을 보냈다. 어머니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했던 것도 있었고 당시 자신에게는 힘이 없던 이유도 있었다. 소속사도 아버지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배세진은 종종 한미려에게 연락을 넣고는 했다. 배세진은 한미려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몰랐다. 한미려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려 알 수 없던 것도 있었지만 자신의 상황도 좋지 않아 알아볼 생각도 하지 못한 것도 있었으니까. 어머니는 종종 배세진에게 한미려의 안부를 묻고는 했다. 배세진은 거기에 답할 말이 없었다. 한미려는 연락을 받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그냥 바빠서 그런지, 연락이 잘 안돼요. 잘 지내는 것 같아요, 그래도. 그 정도로만 말했다. 그럼, 어머니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더 잇지 않으셨다. 아마 다 아시면서도 넘어가 주신 것 같았다.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자신과 이제 연락하고 싶지 않으면 하고 싶지 않다고 말이라도 해주면 편했을 텐데, 한미려는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렸다. 그게 참… 이상하게도 미운 감정이 들었다. 그래도 꽤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끊겨버릴 관계였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입안이 쓰기만 했다. 한미려와의 관계는 거기서 끊겨버렸다.

 

연기에 다시 발을 들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회사는 배세진에게 <재상장! 아이돌 주식회사>에 나갈 것을 권유했다. 사실 말이 권유지 강제성이 없었다고는 못 하겠다. 화제성이라도 있어야 일감이 들어오지 않겠냐는 말이 덧붙었다. 그렇게 배세진은 반쯤 등 떠밀려 아주사에 참여했다. 한미려에게 전후 사정 같은 건 따로 얘기하지 않았다. 당시의 배세진은 정신적으로 몰려있는 상황이었다. 아버지라는 이름의 작자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는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기에, 배세진에게 일방적으로 끊겨버린 연락을 붙잡고 있을 여유 같은 건 없었다. 그리고 굳이, 연락해야 할 이유도 당연히 없었고. 한미려에게서 오는 연락도 없었다. 그건 이제 자신에게 신경 쓰기 싫다는 의미가 아닌가. 배세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일단 당장 앞에 놓인 일부터 해결하고 싶었다. 소속사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연기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아주사에서 오른 무대가 좋아서, 무대에 또 오르고 싶은, 여기서 끝내고 싶지 않은 마음까지. <TeSTAR>로 데뷔하게 된 이후, 배세진은 자신의 건강이 좋아지는 감정을 느꼈다. 초반에 사건·사고가 좀 있었지만, 지금은 꽤 좋았다. 아이돌이라는 이 직업을 계속하고 싶었고 애들도 괜찮았다. 좋았다. 그래서, 단역으로 잠깐 나가게 된 드라마에서 한미려와 마주치게 된 것은 절대 우연이었다. 분명히.

 

배세진은, 아직 한미려에게 전하지 못한 말이 있었다. …묻지 못한 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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