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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주와 금랑은 친구 관계며 금랑이 드림주를 관심있어 한다는 설정입니다.

*본 내용에선 드림주가 다른 사람(모브캐릭터)과 사귀고 있다는 설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트할 때 입을 옷을 사러 왔다?”

   “금랑 옷 골라줄 거지?”

 

   저를 보며 웃는 얼굴이 다가오니 금랑의 시선은 다른 곳으로 옮겨진다. 전부터 좋아하는 사람과 사귀고 나서부터 패션이 신경이 쓰이는지 옷을 골라달라는 말을 듣고 한번 골라줬더니 상대측에서 괜찮은 반응이었나 보다. 그 후로 종종 부탁을 하는 것 같지만… 금랑은 자신이 가리키는 옷을 살펴보는 그를 보며 생각했다. 사귀기 시작한 거면 뭘 입어도 신경 쓰지 않아야 하는 거 아닌가? 개인적인 생각을 마치고 고개를 드니 어느새 갈아입고 나온 그가 저를 빤히 쳐다본다.

 

   “생각 다했어? 어때?”

   “잘 어울리네.”

   “제대로 보고 말하는 거야?”

   “당연하지. 이 몸이 고른 건데.”

 

   뭐. 그렇긴 하지. 조금 작은 목소리로 수긍을 하는 그는 계산을 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간다. 남자친구와 함께 보러 오면 남자친구가 원하는 스타일도 알 수 있을 테고 데이트 중 하나로… 그럴 리가 없지. 그랬다면 애초에 자신에게 부탁을 안 했을 거다. 탈의실 커튼이 흔들리자 금랑은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겨 새로 들어온 옷을 둘러본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과 그가 입었을 때 둘이 어울릴 것 같은 스타일을 생각하다 무슨 짓이냐며 그만두기로 한다. 남자친구와 어울릴만한걸… 아니 애초에 왜 남까지 챙겨줘야 하나. 친구의 남자친구니까? 연인들 사이에 끼면 좋을 게 없지. 다음부턴 제대로 거절을 해야겠다.

   커튼이 걷어지는 소리와 함께 발소리가 카운터 쪽으로 향한다. 계산을 하려는 거겠지. 했는데 바로 제 쪽으로 다가오자 금랑은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린다. 자신이 보고 있던 옷을 보며 혼자 상상을 하는 그가 웃자 바로잡아 들어 제 팔에 걸어둔다.

 

   “뭐야?”

   “뭐긴. 먼저 사려고 보고 있었는데.”

   “그렇긴 하지.”

 

   팔에 걸린 옷을 쳐다보다 다시 금랑의 얼굴을 쳐다보던 그는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향한다. 다른 곳에서 옷을 천천히 둘러보며 옷걸이를 들어 제 몸에 대보는 행동을 몇 번 하더니 사이지 확인을 마친 뒤 몇 개 집어 카운터 위로 올려놓고선 저를 기다리자 금랑은 제 팔에 걸어둔 옷을 보고 다른 옷걸이를 쥐려던 손을 거두고 카운터로 다가와 위에 올려놓는다.

 

   “더 안 사?”

   “오늘따라 사고 싶은 게 없네. 살 기분도 아니고.”

   “결제는 카드로 하시겠습니까?”

   “네.”

 

   금랑의 대답에 시간을 확인하던 그가 점원의 말에 카드를 내민 뒤 이번엔 스마트로토무를 꺼낸다. 뭔갈 확인하더니 점원이 챙겨주는 옷과 카드를 받고선 일단 카드부터 지갑에 넣어 챙긴 다음 다른 한 손으론 금랑의 손을 잡는다. 금랑의 옷을 점원이 막 건네던 차였다. 제 팔이 당겨지자 뒷걸음질을 치던 금랑은 그대로 그의 손에 이끌려 옷 가게 밖으로 나온다. 그의 스마트로토무가 길을 안내하듯 앞으로 나서자 그는 금랑의 팔을 놓고 이번엔 손을 잡는다.

 

   “밥은 아까 먹었으니까 이번엔 디저트 먹으러 가자.”

 

   잡힌 손이 뜨겁게 느껴진다. 날이 더워서 그런 거겠지. 저를 쳐다보는 시선이 오늘따라 애매하게 느껴진다. 함께 있는 그와 자신이 친구라는 건 팬이라면 알고 있을 거고. 하지만 자신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나와 데이트해도 괜찮은 거냐.”

 

   저도 모르게 나온 말이었다. 생각을 한다는 게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와버린 거다. 그의 발이 멈추고 저를 획 돌아본다. 친구끼리 손도 잡고 밥도 먹고 디저트도 먹으러 가는 데이트를 할 수도 있는 거지. 그래. 할 수 있는 거다. 그의 얼굴에 알 수 없는 표정이 그려진다. 혼자서 너무 앞서간 걸까.

 

   “친구끼리 뭐 어때.”

   “남자친구가 오해하면 어쩌려고.”

   “너랑 나를? 그럴 리가. 너와 내가 친구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어?”

   “그렇긴 하지. 그럼 뭐 먹으러 갈 건데?”

 

   먼저 대화를 마치고 금랑은 더 말했다간 그에게 더 괜한 소릴 할까 싶어 이번엔 먼저 앞서 걷는다. 잘 따라오고 있는 걸까. 저를 향한 시선이 여전히지만 몇몇은 저와 뒤쪽을 번갈아본다. 이미 괜한 소릴 했구나. 그냥 넘어가자며 그에게 다른 주제를 말하려니 그가 성큼성큼 다가와 옆에선다.

 

   “남자친구가 오해한다 해도 오해는 풀면 되고 안 풀린다면 안 만나면 그만이야. 오랜 친구가 더 중요하지. 만난 지 얼마 안 된 남자친구를 택하겠어?”

 

   자신의 표정이 어땠는지 얼굴을 확인할 수 없어 모르겠지만 그가 제 짐을 자신에게 쥐여주며 웃는다. 그의 대답이 마음에 든 걸까 아니면… 다른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또 괜한 소릴 하면 안 되니까.

 

   “친구가 아니라 짐꾼으로 생각하는 거야?”

   “쓸데없는 소리 할 거면 짐이나 들어 바보야. 너한테 여자친구가 생겨도 나랑 친구 안 할 거야?”

   “당연 아니지.”

 

   큰소리로 웃으며 쇼핑백을 한 손으로 몰아든 다음 그의 등을 탁 소리나게 때린다. 아프다며 투덜이던 그 역시 소리 내어 웃는다. 저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지 않을 때쯤 목적지인 디저트 카페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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