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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다 카나는 현재 골머리를 썩이고 있었다. 그 원인은 제 지시를 하나도 듣지 않는 오키타 소고에게 있었다.

 

“오키타, 보내 준 자료에선 그렇게 가지 말라고 했던 것 같은데.”

“네? 그랬나요? 근데 전 이쪽이 더 빨리 끝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니 내가 자료를 빼내오라고 했지, 언제 거기에 폭탄을 설치하라고 했어?”

 

폭탄은 아니고 그냥 바이러스잖아요. 이 정도는 문제없어요. 전혀 괜찮다는 듯 느긋하고 밝은 톤으로 말하는 오키타에, 시마다는 이마를 짚었다. 저 말을 안 듣는 청소년 같은 잠입원이자 제 애인인 오키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이었다.

 

 

오키타와 시마다는 같은 정보기관 소속으로 시마다가 지시를 내리면 오키타가 이를 따르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대외적으론 그러하였다. 하지만, 명령에 듣는 걸 거부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오키타에, 시마다는 늘 골머리를 썩였다. 저 말을 안 듣는 녀석을 어떻게 해야 듣게 할 수 있을지 답이 안 보였기 때문에.

 

오늘만 해도 그러하였다. 타 단체의 정보를 빼내오라고 했더니 정보를 빼는 척 해킹 바이러스를 설치하고 왔다나 뭐라나…. 덕분에 매번 상관에게 잔소리를 듣는 것은 시마다였다. 오키타가 부여받은 임무 대신 다른 일을 주로 더 해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하…. 오키타, 제발. 응? 내 말 한 번이라도 들을 순 없어? 우리 일은 정보를 빼는 일이지, 뭘 파괴하는 게 아니라고.”

“늘 잘 듣고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저. 그리고 지금까지 파괴한 적은 없잖아요? 단지, 바이러스 좀 심어서 괴롭혔을 뿐이지.”

 

아니, 그게 그거지. 어깨를 으쓱이며 답하는 오키타에 시마다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얘를 진짜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한숨이었다.

 

“오키타 제발. 응? 우리가 임무를 잘 수행해야 좀 큰 문제가 없지.”

“하지만, 시마다 씨. 솔직히 거기서 하라고 건낸 매뉴얼보단 제가 해서 하는 게 더 효과가 좋지 않나요?”

“그건…”

 

오키타의 말에 시마다는 고개를 돌리며 “맞긴 하는데….”라고 답했다. 실제로 정보기관에서 보낸 매뉴얼보다, 오키타가 스스로 생각해서 실행했던 행동들이 더 효과가 있고 많은 정보를 빼 올 수 있던 적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곳에서 머리가 무척 잘 돌아가는 오키타였기에, 시마다는 이를 부정할 수―별로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없었다.

 

그런 시마다의 생각을 다 안다는 듯 오키타는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시마다를 바라보았다. 앞으로도 계속, 하던 것처럼 해도 되지 않겠냐는 듯한 웃음이었다.

 

“…그래, 내가 졌다, 졌어. 대신, 조금은 내 의견도 들어. 알겠어? 너 잘못하다간 저승에서 인사하게 생겼어.”

“네, 네, 알겠어요.”

“대답은 한 번만 해.”

 

왜 이런 부분에선 또 깐깐하게 구시는 건데요? 조금은 귀엽게 봐도 괜찮은 거 아니에요? 씩 웃으며 말하는 오키타에 시마다는 헛소리하지 말라는 얼굴로 오키타의 머리를 툭 쳤다. 아, 또 한 소리 안 들으려면 매뉴얼 수정해서 보내야겠네…. 아니다, 나 분명 또 한소리 들을 거야, 이거…. 속으로 다음에 상관의 앞에 서 있을 자신을 걱정하며, 시마다는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오키타의 얼굴을 보고 짧게 혀를 찼다. 아무래도 이 일에 대한 복수로는 다음 잔소리는 오키타가 듣게 말해놔야겠다고, 시마다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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