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핫한 신인 배우, 카츠시카 호쿠하루. 그녀는 연예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 배우로, 자주 이름있는 작품에 출현한 것도 있지만 뛰어난 연기 실력으로 단기간에 이름을 널리 알린 사람이었다. 그녀가 한 작품에 출현하면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는 작품의 제목과 그녀의 이름, 담당 캐릭터의 이름이 늘 도배되어 있었다. 그 말을 즉, 그녀를 따라다니는 뒷사람들 또한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
‘[속보] 배우 카츠시카 호쿠하루, 늦은 밤 일반인과의 밀회…’
뭐? 말도 안 되는 소리. 호쿠하루는 뉴스 기사를 보며 기가 찬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연예계에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일명 ‘스캔들’이라고 하는 일에 휘말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저 사람은 그냥 내 매니저일 뿐인데.
사건의 경위는 이러하였다. 평소라면 이른 일정이 끝나고 홀로 집에 걸어갔을 자신이었으나, 그날따라 일찍 끝났을 일정에 착오가 생겨 새벽이 되어서야 끝나게 되었고, 새벽에 혼자 집에 걸어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하며 걱정하던 매니저가 집 근처에 데려가 준 것이 저렇게 잘못된 사실로 유포된 것이었다. 절묘하게 매니저의 얼굴만 드러나지 않아 사람들이 오해하기 좋은 구도로 찍힌 사진을 보며 호쿠하루는 이마를 짚었다, 회사에서 매니저라고 하며 정정하는 보도를 내겠다고 했기에, 이 점은 별로 걱정되지 않았지만―애초에 믿을 사람도 없을 기사라고 생각했으니 걱정은 더더욱 없었다.― 호쿠하루를 이렇게 한숨 쉬게 만든 것은 곧 자신에게 전화를 걸 사람들에게 있었다.
“… 딱 끝나기 무섭게 전화하네….”
생각 정리가 끝남과 동시에 바로 걸려오는 전화에, 호쿠하루는 약간의 마음을 잡으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큰 소리가 그녀의 귀를 관통했다.
“너 기사 뭐야?!”
“그래, 듣고 싶은 말이 많은데.”
“아니, 그게…. 오해야, 오해.”
촬영장에서 같이 있어 바로 전화를 건 것인지 소란스러운 주변에―그 이전에 들키면 안 되는 것도 있었지만.―볼륨을 줄이며, 호쿠하루는 약간의 진땀을 빼고는 그날의 일을 얘기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은 두 사람도 본 적 있는 매니저라는 말도 함께.
“도대체 날 어떻게 생각한 거야? 내가 진짜 다른 사람이라도 만났을 줄 알았어?”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조금은 걱정이 돼서 말이야.”
“… 못 만난다고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하지 않아…. 내가 둘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본인들이 제일 잘 알고 있으면서…. 긴토키도 그렇고 히지카타 씨도, 어떻게 그래.”
서운하다는 듯한 투정을 담아 말하는 호쿠하루에, 전화 너머 두 사람은 미안하다는 듯 버벅대며 말을 잇다 이내 자신들이 잘못했다고 답했다. 제일 옆에서 그녀를 봐왔으면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나 싶어 하면서.
“미안해…. 근데 촬영하고 보니까 그런 기사가 떠 있어서 놀란 건 어쩔 수 없다고?”
“그건 알고 있어…. 하지만 바로 날 의심한 건 진짜 좀 상처였어.”
“미안. 그럼 정말 아무 일도 없던 거겠지?”
“없었어요. 바로 그대로 헤어졌으니까.”
두 사람에게 남아있던 의혹을 풀어주며, 호쿠하루는 이제 됐다는 듯 기지개를 피곤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렸다. 이제는 조금 사적인 얘기로 넘어갈 때였다.
“… 우리 다음 촬영에서야 볼 수 있겠지?”
“아무래도 그렇지.”
“같은 소속사 배우였으면 그래도 자주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촬영장에서 너 잘 나오게 하는 건 즐거운데.”
시답지 않은 얘기를 하며 이야기하던 세 사람은 곧 조용해졌다. 촬영에서 본다고 해도 그 이전까지는 볼 수 없는 것이었으니까. 그 적막을 깬 것은 다름 아닌 호쿠하루였다.
“보고 싶어….”
진심이 담긴 말을 조심스럽게 내뱉자 전화 너머에서 들리는 말은 없었다. 아마도 같은 마음이라 더 말을 잇지 못하고 있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던 호쿠하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였다.
“우리도.”
우리도 보고 싶어. 전화에서 들리는 작지만 확실한 소리에 호쿠하루는 잠시 멈칫하다 올라가려고 하는 입꼬리를 진정시키며 “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