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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집에 있을걸…….”

 

핼러윈 데이의 늦은 밤. 떠들썩한 마을과 달리 기분 나쁠 정도로 조용한 교외의 공동묘지를 걷는 아이렌은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는 원래도 떠들썩한 건 좋아하지 않고, 행사가 있다 해도 밖에 나와 즐기는 타입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오늘도 집에서 친한 친구들과 맛있는 거나 먹으며 보내려 했는데, 설마 이런 상황을 겪을 줄이야.

인터넷 쇼핑으로 마련한 허술한 코스프레용 마녀 복장 사이로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에 등골이 오싹해진 그는 몸을 웅크리고 손전등의 조명을 더 키웠다.

 

‘야, 우리 이거 참가해보자!’

 

겁이 많은 아이렌이 이런 으스스한 곳에 있게 된 건 오늘 아침 제 친구가 찾아온 전단 때문이었다.

‘핼러윈을 기념해서 한 시민단체에서 교외의 공동묘지에서 사탕 찾기 행사를 개최한다. 사탕을 찾아오는 이에게는 소소한 경품과 찾아온 사탕을 주겠다. 묘지에는 안전요원들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참여해 달라.’

전단의 내용을 읽은 다른 친구들은 재미있겠다며 참여 의사를 밝혔고, 저 혼자만 빠진다고 할 수 없는 분위기였기에 결국 아이렌도 참가신청서를 냈다. 거기까지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문제는 전단을 가져온 친구가 던진 농담에 있었다.

 

‘그거 알아? 여기에는 밤마다 무덤에서 시체가 기어 나온다고 하더라! 심지어 그 기어 나온 시체가 사람을 잡아먹는다더라고. 무섭지 않아? 그래서 그 무덤은 매립 비용이 제일 싸다나 뭐라나.’

 

자신은 비과학적인 일 같은 건 믿지 않는다. 살아 움직이는 시체라니, 그런 건 좀비 영화에나 나오는 거다.

머리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의 심장은 이미 너무 빠른 속도로 뛰고 있었다. 소문이랑 상관없이 이 묘지는 너무 으스스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저기 켜둔 임시 조명 외에는 마땅한 빛도 없고, 늘어선 묘비가 주는 묘한 압박감 또한 무시할 수가 없다. 게다가 안개까지 깔려 주변이 흐린데다가 자신을 외의 참가자가 꽤 될 텐데도 주변엔 아무도 보이질 않으니, 이게 무슨 영문인가 싶었다.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얼른 사탕 바구니를 찾아 나가야지. 분명, 잭오랜턴 모양의 바구니라고 했는데.

공포를 잊기 위해 속으로 생각을 곱씹으며 나아가던 아이렌은, 문득 손전등 조명이 비추는 곳에 나타난 그림자에 걸음을 멈췄다.

 

‘!’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다. 안개 때문에 정확한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실루엣을 보아하니 사람은 맞는 듯했다.

혹시 제 친구인가. 그것도 아니면, 또 다른 참가자?

설마 시체일 리는 없지만, 그래도 확인은 해봐야겠지.

 

“누, 누구?”

 

조심스럽게 묻기 무섭게, 상대의 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저벅, 저벅.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다가온 것은 제 또래의 남자아이였다.

다홍색 머리카락이 눈에 띄는 낯선 이는 새까만 옷을 입고 있었다. 레이스로 장식된 그 옷은 가슴 부분에 늑골 모양으로 흰 끈을 묶어두어, 꼭 뼈만 남은 스켈레톤의 모습을 본뜬 것처럼 보였다.

 

‘우와. 엄청 본격적인 코스프레네.’

 

적당히 맞춰 아무거나 사 입은 자신과는 확실히 다르다. 게다가 단순히 으스스한 게 아니라, 쓰고 있는 모자에 달린 검은 베일이나 해골 장식 같은 게 제법 아름답지 않나.

공들인 상대의 차림에 어쩐지 마음이 놓인 아이렌은 친근하게 말을 걸어보았다.

 

“저기, 혹시 바구니 찾았어요?”

 

코앞까지 다가온 남자가 느리게 눈을 깜빡였다.

기분 탓일까. 상대에게서는 짙은 흙냄새와 희미한 악취가 나는 것 같았다.

 

“바구니?”

“네. 안에 사탕이 든 바구니인데.”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남자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보아하니,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아, 참가자가 아닌 건가?’

 

일단 여기는 누구나 오갈 수 있는 공동묘지니, 행사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죽은 이를 만나러 왔거나, 옷을 차려입은 김에 촬영이라도 왔을 수도 있지.

아이렌은 제가 착각한 걸 사과하려 했지만, 남자는 갑자기 손을 내밀며 돌아섰다.

 

“이리 와.”

 

잡으라는 듯 들이밀어 진 손은 창백했다. 단순히 흰 게 아니라 핏기없이 파리한 게, 정말 시체의 손 같았다.

몸에 화장이라도 한 건가. 놀라긴 했지만 큰 의심 없이 손을 맞잡은 아이렌은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오늘 날씨가 좀 춥긴 했지만, 남자의 손은 너무나도 싸늘했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별다른 말도 없이 아이렌을 이끌고 어딘가로 나아갔다. 조명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곳으로 걸어간 그는 반쯤 부서진 비석 뒤를 가리켰다. 손끝이 가리킨 곳에는 전단서 본 사탕 바구니가 있었다.

 

“앗, 찾았다!”

 

바구니를 가져온 아이렌은 내용물을 확인했다. 사탕과 초콜릿이 가득 담긴 바구니엔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힌 쪽지도 함께 들어있었다.

제가 해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 아이렌은 바구니 속에서 가장 큰 막대사탕을 꺼냈다.

 

“고마워요. 당신한테도 하나 줄게요!”

 

남자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막대사탕과 아이렌을 번갈아 보았다.

쉽게 선물을 받지 못하고 망설이던 그는 속삭이듯 물었다.

 

“나에게?”

“네. 아, 혹시 사탕 싫어해요?”

 

혹시나 해서 물었지만, 남자는 얼굴을 가린 베일이 흔들릴 정도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좋아해.”

 

씨익 웃는 얼굴은 꽤 아름다웠다. 아이렌은 그 서늘한 미소에 괜히 입안이 말라와서 느릿하게 숨을 내뱉었다.

사탕을 챙겨 든 남자는 어지간히도 선물이 마음에 드는지 두 손으로 비닐 포장을 만지작거렸다.

 

“맛있는 걸 나눠줘서 고마워. 나도 좋은 걸 줄게. 지금은 줄 게 없고, 내일 여기로 다시 오겠어?”

“내일요? 언제쯤?”

“이 시간, 아니면 밤 언제라도.”

 

왜 하필 이런 곳에서 만나자고 하는 걸까. 그것도 하필 밤에 보자니. 자신의 거처를 특정하기 싫어 그러는 걸까. 그렇다 해도 꼭 밤에 만날 이유는 없을 텐데.

석연치 않은 부분 때문에 아이렌이 쉽게 답하지 못하자 남자는 제 이름을 밝혔다.

 

“나는 에이스야. 에이스 트라폴라.”

“……아이렌이라고 해요.”

“아이렌. 예쁜 이름이네. 편하게 불러. 나도 그럴 거니까.”

“으음, 그럼…….”

 

이렇게 친근하게 구니 거절할 수가 없어진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에이스의 눈을 빤히 바라보던 아이렌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봐, 에이스.”

“그래. 내일 봐.”

 

간단한 인사 후 돌아서서, 저 멀리 보이는 입구의 불빛을 향해 뛰어간다. 매력적인 낯선 이의 도움을 받는 신비한 경험을 해서 좋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공동묘지는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다른 애들은 찾았으려나 모르겠네.’

 

너무 빠르지 않게 체력을 아껴가며 뛰는 아이렌은 혹 주변에 친구가 있진 않을까 싶어 주변을 살폈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엉망이 된 묘비만이 눈에 들어와 그를 멈춰 세웠다.

 

“허어.”

 

오랫동안 관리되지 못한 걸까. 다른 묘비들과 달리 여기저기 이끼가 끼고 금이 간 누군가의 묘비는 너무나도 쓸쓸해 보였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지만, 만약 유령이 있다면 외롭지 않을까.

특유의 상상력에 발목이 잡힌 아이렌은 결국 바구니에서 초콜릿을 꺼내 묘비 옆에 두었다.

 

“해피 핼러윈. 이거라도 먹어요.”

 

어차피 들을 사람도 없지만, 인사는 남겨야지.

밤이슬 맺힌 묘비를 손끝으로 쓰다듬은 아이렌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갔다.

 

*

핼러윈 데이가 지나고 한 달 뒤. 아이렌은 어느새 밤마다 교외의 공동묘지에 가는 게 일과의 하나가 되었다.

에이스는 특이한 소년이었다. 핼러윈이 지나서도 여전히 코스프레한 복장 그대로 자신을 만나러 오는 그는 만날 때마다 제게 특이한 물건들을 소개해 주었다. 옛날에 단종되어 구할 수 없는 전자제품을 보여주는가 하면, 딱 봐도 비싸 보이는 귀금속을 선물하기도 했지. 아이렌은 언제나 뭐라도 챙겨주려는 그의 호의를 부담스러워했지만, 에이스는 ‘이런 것밖에 줄 게 없다’던가 ‘친구라서 주는 거야’라는 식으로 말하며 어떻게든 선물을 떠넘겼다.

 

‘대체 뭐 하는 애일까?’

 

창백한 피부. 차가운 체온. 인형같이 아름답지만, 곁에 있으면 흙과 이슬 냄새 틈으로 녹슨 쇠의 냄새와 오래된 나무 냄새가 나는 소년.

아무리 생각해도 비현실적인 존재다. 하지만 아이렌은 그 점이 마음에 들어 더더욱 그와 만남을 관둘 수 없었다.

 

“에이스, 나 왔어.”

 

그날 밤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렌은 언제나처럼 약간의 간식을 들고 에이스를 만나러 공동묘지로 갔고,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오래된 묘지 사이를 오갔다.

 

‘정말 으스스하다니까.’

 

평소라면 먼저 와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은 왜 보이질 않는 걸까. 몇 번이나 와도 익숙해지지 않는 으스스함에 오감을 곤두세우고 있던 아이렌은 잠깐 나무에 기대어 쉬려다가,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를 눈치챘다.

 

“……응?”

 

이제야 왔나. 오늘은 왜 늦었는지 물어봐야지.

반가워하며 발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몸을 돌린 아이렌은 점점 선명해지는 상대의 실루엣에 멈칫했다.

익숙한 복장이지만 얼굴이 다르다. 밤과 같이 짙은 푸른색 머리카락과 공작색의 깃털을 닮은 초록색 눈을 빛내며 다가온 것은 그가 모르는 소년이었다.

 

“드디어.”

 

낯선 소년은 아이렌을 보고는 환희에 찬 웃음을 지었다.

 

“드디어 혼자구나.”

 

대체 뭐가 그렇게 기쁜 걸까. 자신은 이 소년을 모르는데.

에이스와 같은 옷을 입고 있는 걸 보아하니 그의 친구인 걸까?

제가 가능한 추측이 그리 많지 않았던 아이렌은 솔직하게 물었다.

 

“누구?”

 

하지만 소년은 그 말에는 답하지 않고 엉뚱한 이야기만 이어갔다.

 

“이봐, 네가 매일 만나는 그 녀석 정체는 알고 계속 오는 거야?”

“그 녀석?”

“에이스 트라폴라. 그 녀석 말이야.”

 

역시 에이스와 아는 사이인 건가. 하지만 말투를 보아하니 그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하려고 자신을 만나러 온 건 아닌 듯하다. 에이스를 좋게 생각하는 아이렌에겐, 반가울 수 없는 소식이었다.

 

“대체 누구길래 그런 말을 하는 거야?”

“그 녀석이랑 같은 존재, 라고 할까.”

“아니, 그렇게 말해도…….”

“그 녀석이랑 같이 있으면서 이상하다는 생각 안 해봤어?”

 

아이렌의 말을 멋대로 끊은 소년은 긴장해서 얼어있는 그에게 불쑥 다가오더니, 도무지 무시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다.

 

“자꾸 시체 냄새가 나는 점이라던가, 왜 밤에 이 묘지에서만 볼 수 있는지 라던가, 늘 같은 옷을 입고 오는 이유 같은 거 말이야. 이상하다고 생각해 볼 법도 한데.”

 

정확하게 제가 의문점을 느끼고 있었던 점들을 짚어주자 도무지 할 말이 없다. 아이렌은 꼭 머릿속을 읽힌 것 같은 기분이라 멍하니 두 걸음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에이스만으로도 제 일상이 판타지가 된 것 같은데, 이 애는 또 뭔가.

오늘은 옷도 두껍게 입었는데 온몸에서 한기가 느껴진다. 보이지 않는 어둠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걸 본 것 같기도 하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본능적으로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아이렌은 도망치기보다는 눈앞의 미지의 소년과 마주하는 걸 선택했다.

녹색 눈의 소년은 그걸 바랬다는 듯, 냅다 자신의 소매를 걷어 올려 보였다.

 

“보여?”

 

드러난 팔을 본 아이렌은 비명을 지를 뻔한 입을 필사적으로 꾹 닫아야 했다.

여기저기 살가죽이 벗겨진 변색 된 팔은 누가 봐도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시체, 혹은 좀비를 떠올리게 하는 몸을 여기저기 보여준 소년은 제 뒤의 묘비들을 가리켰다.

 

“그 소문, 사실이야. 그 녀석은 나랑 비슷한 시기에 이 공동묘지에 묻혔지. 어쩌다 죽었더라? 하긴, 알 게 뭐야.”

 

그가 말하는 동안 아까 전 어둠 속에서 보았던 움직임들이 정체를 드러냈다. 익숙한 복장을 한 시체들은 두 발로 걷거나 손과 발로 기어가며 아이렌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누가 보아도 위험한 상황. 이름 모를 소년은 제 동족들을 힐끔 쳐다보았다.

 

“이봐, 얼른 도망가는 게 좋지 않겠어? 나는 오늘 배가 별로 안 고프지만, 저 녀석들은 아닐걸.”

 

당연히 도망쳐야지. 하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공포로 얼어붙은 아이렌은 거의 주저앉을 뻔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소년이 팔을 잡아준 덕에 중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

떨리는 몸을 너무 아프지 않게 조심스레 잡은 그는 아이렌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

 

“아니면 도와줄까? 혼자서 도망치긴 힘들겠지만, 나는 이런 몸이라도 저 녀석들 정도는 떨쳐버릴 수 있거든.”

 

이 상황에서 도움을 거절할 수 있는 이가 있을까. 그러나 아이렌은 정말로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기에, 다급하게 중요한 사실을 물었다.

 

“왜 날 도와주는 거야?”

 

마치 서로 관계없는 듯 말하고 있지만, 결국 에이스도 이 소년도 사람을 먹는 시체가 아닌가. 그냥 자신을 잡아먹으면 될 걸, 왜 이렇게 친근하게 구는지 알 수가 없다.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은 쉽게 공포가 된다. 아이렌은 속내를 알 수 없는 도움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지만, 소년은 왜 무서워하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기억 안 나?”

“뭐, 뭐가?”

“이거, 줬잖아.”

 

소년이 보여준 것은 포장지가 닳고 흙까지 묻은 초콜릿이었다. 아이렌은 처음엔 그 초콜릿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머지않아 벼락이라도 맞은 듯 번쩍하고 한 달 전 기억을 떠올렸다.

사탕 바구니를 찾아서 돌아가던 길, 쓸쓸해 보이는 묘지의 묘비 앞에 두고 온 초콜릿이다. 흔한 브랜드의 초콜릿이 아니었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진상을 알게 된 아이렌이 입을 떡 벌리자, 묘지의 주인이 활짝 웃었다.

 

“우리같이 죽은 뒤 찾아오는 이도 없는 시체들은 말이야, 이런 거에 약하거든.”

 

마치 보물을 대하듯 조심스럽게 초콜릿을 집어넣은 그는 아이렌의 양팔을 잡아 끌어당겼다.

초점 없는 눈을 깜빡이며 상대를 응시하는 소년의 얼굴은 좀비라기보다는 천사처럼 사랑스러웠다.

 

“그러니까 도와줄게, 아이렌. 과자 하나 값치곤 비싼 도움 같지만. 나는 배를 채우는 것보다는 산 사람이랑 놀고 싶거든.”

 

아아, 분명 에이스도 이런 마음으로 제게 접근한 거겠지.

이미 숨통이 끊어진 소년들의 외로움을 이해한 아이렌이 결심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 승낙을 받아낸 소년은 가볍게 아이렌을 끌어안고는, 차가운 숨으로 속삭였다.

 

“듀스 스페이드야. 부디, 편하게 듀스라고 불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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