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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그 신사는 곧 망하지 않겠어요?”

 

아줌마들이 장을 보고와서는 잡담을 하는 듯이 오갔다. 저 노란색 지붕의 아이가…, 저 노하라 부모가…, 저 신사는….

 

원래 신은 없는 것인가?

 

아줌마들의 물음에 대답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당연하게도, 잡담의 대답은 필요없다. 자신들이 떠들고, 듣고, 부풀어서 말할 뿐이니까.

 

“아마우이네 신사도 곧 망하겠네요.”

 

그저, 망할 뿐이지.

 

 

 

―――――

 

“오늘도 조용하네.”

 

아마우이네 신사에는 두 신을 모시고 있다. ‘운동의 신’ 과 ‘사랑의 신’ 흔하기도 하지만, 운동의 관한 부적은 사람들의 손에 잘 팔릴 정도로 효과가 좋다고 한다. 어디 ■■고등학교에서는 유명한 도쿄 대학교에 합격할 정도라고 했냐? 입소문은 손쉽게 널리퍼져나가면서, 모두가 아마우이네 신사를 생각하면 운동의 신부터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저절로 사랑의 신은 입소문에서 사라지게 되면서, 그저 미신만 믿는 사람들이 가끔씩 신사에 와서는 기도를 할 뿐이었다.

 

“너 그러다가 사라진다? 사아야.”

“..그럼 이대로 사라져야지.”

“나중에 후회할거야. 분명히.”

 

사아야. 아마우이네 신사에 ‘사랑의 신’이라고 불리고 있다. 사랑의 신 답다고 해야할지, 붉은 곱슬머리카락은 허리아래까지 오면서, 만두머리가 되어져 있었다. 한쪽 옆머리는 반으로 땋아져 있는 머리. 신이라고 불리기에는 평범한 여교생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아마우이네 신사에 신이 맞기도 했다. 사아야의 오빠인 하사야도 다르지 않게 고교생으로 보였지만 제일 인기많은 신이기도 하다. 아마우이네 신사가 살아있는 건은 하사야 덕분이기도 하지.

 

그렇기에, 사아야는 별말 하지도 않았다. 애초에 맞는 말이면서도 사랑이라는 신을 맡게 된 것부터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을 해보지도 않은 신이 사랑을 이뤄주려고 연을 이어주는 일을 할 수 있는가? 신이 부정을 하면, 누군가가 이뤄주겠는 가? 그렇기에 사아야의 힘이 발휘되지 않기도 했다. 사람들이 사가면서 제발 되길 바라는 마음을 읽어도 ―― 영원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정한 마음에서 아무것도 되는 건 없었다. 세월이 흘려가면서, 사람들 기억속에서 잊혀지게 되는 신은 곧이어 사라지게 된다. 신사의 붙어져 있는 신들은 다 그랬다.

 

그렇게 해서 사라진 신이 몇 명이고, 사람들이 떠오르지 않는 영원속에서 계속 있을까? 사아야는 무덤덤하게 생각하면서 신사를 관리하고 있었다. 다르지 않았던 하루에서 평일 낮은 사람이 적기도 한 편이었다. 눈에 띄는 장면이라면-,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서는 깡충뛰면서 신사로 해맑은 미소를 짓고 가고 있는 솜사탕 같은 아이였다.

 

“꼭- 솜사탕 같아.”

 

처음은 가볍기도 하면서도 시선이 가기도 했다. 똑 단발처럼 연분홍색이 찰랑거리는 게, 귀여운 솜사탕이 움직이는 것 같다. 그저, 할아버지랑 신사에 온 것이 신이 난 것처럼 오리처럼 걷는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딱, 거기까지였다.

 

신사에서 할아버지와 아이가 오는 일은 많았기 때문에.

 

“할아버지~ 어떤 신한테 빌거야?”

“당연히, 사랑의 신한테 빌거란다!”

“사랑의 신?”

 

할아버지의 큰 목소리로 그렇단다! 라면서 통크게 웃음소리를 냈다. 그 모습을 보던 사아야는 의외라는 시선으로 신사지붕 위에서 시선을 때지 않았다. 사랑의 신에 대해서 아는게 많으신 분인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동전을 넣고서는 박수소리가 짧게 두 번 들려왔다. 그리곤, 두눈을 감고서는 잠깐의 침묵.

 

‘에무가, 오래오래 살수 있겠해주시오.’

‘할아버지랑 한번 더 쇼를 보고 싶어요!!!!!!’

 

둘의 소원은 이어져있었다. 사아야는 신비롭다고 생각했다. 사랑의 신이라고 해서 모든 행운이 ‘연애’로 가는 건 아니었다. ‘가족’ , ‘동물’ , ‘추억’ 혹은 소중한 물건이 계속 있게 해달라는 것도――――

 

이 모든게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 날, 할아버지와 같이 온 해맑은 솜사탕 아이를 보던 순간이었다.

 

 

 

―――――

 

인간들의 시간은 빠르게 흘려갔다. 신들한테는 시간이란, 다 거기서 거기 일 뿐이지만- 사아야의 몸이 희미해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모두가 아마우이네 신사에 있던 사랑의 신을 잊어가고 있다는 경고가 시작된 것이다. 투명해지고 있는 몸이였지만, 사아야는 별 생각없었다. 삶의 대한 의욕이 없고, 삶의 대한 즐거움은 몇 년 전에 봤던 그 장면 이후로 없었다.

 

허무하고도, 흘려가는 시간의 바람을 맡기면서- 옛날과 같은 봄의 계절이 왔을 때다.

 

“찾~았다!! 할아버지랑 갔던 신사가 여기였어!”

 

높고, 앳된 톤이 신사에 퍼져나갔다. 떡하니 보이는 길이 아니라 다른 길로 왔다는 것을 바로 알 정도로 지져분해 보이기도 했다. 나뭇잎이 머리위에 놓여져 있었으면서 헝클어져 있는 머리카락은 웃음이 나올 정도였지. 사아야는 작은 바람을 휘날리면서 나뭇잎을 날려줬다. 단순했다. 그저-, 어릴적에 봤던 애가 몇십년이 지나도 이 신사를 잊지 않았다는 게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신은 간섭하기 시작했다. 50엔 짜리를 넣어서는 박수를 한번 치곤, 소원을 말하는 오오토리 에무 라는 아이한테 간섭하기 시작했다. 보이지도 듣지 않는 소리를 인간이 들을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금지된 사항이기도 했다. 인간이 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만든다면 어떤 결말이 다가올까? 신의 아이라고 찬양 받을 수도 있지만, 마녀라는 취급을 당해서는 불의 타는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수없이 사아야가 보면서 알게 된 결론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아야는 오오토리 에무한테 어떤 마음도 없이. 그저, 소원을 이뤄도 괜찮은 인간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다가간 거 뿐이다.

 

그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호에에~? 그럼 사아야는 신이야?!”

“응. 오오토리의 소원을 이룰수 있는 신인데‥사람들 기억 속에 잊혀지면 사라지기도 해.”

“그럼~ 내가 엄청나게 기억할게! 아야쨩을 말이야!”

 

힘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환하게 웃으면서 자신은 쇼를 일으키고 싶다는 말을 하면서- 이런저런 말을 하는 동안, 지루하지도 않는 하루가 흘려갔다. 하루는 이틀이 되었고, 이틀은 한달이 넘어셨다. 한달은 다음계절이 들어왔고, 그 계절이 넘어서고는 에무가 미야마스자카 여학원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직접으로 듣게 되었다.

 

신은 어떤 일이 있었도, 크게 간섭하면 안된다. 사아야는 속으로 떠오르면서 웃음을 지어냈다.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오오토리 에무의 대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던가? 따뜻하게 다가와주는 상냥함과 따뜻한 손길이 닿아지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고 한발자국씩 가는 모습은 별빛보다도 아름다웠다.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서는 갔던 어린 아이가 어느순간, 일어셔서는 나아가려고 하는 것이다.

 

“축하해..에무. 가셔도 열심히, 노력해야되는 거 알지?”

 

사아야는 어느순간부터 오오토리 에무를 좋아하게 된 것일까?

 

“친구들도 많이 대리고 와줘. 에무밖에 보지 못하겠지만.”

“진짜? 그럼~..끄으으응~..”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인지 고개를 푹 숙이면서 인상을 쓰는 모습에 사아야는 웃음을 터트렸다. 어릴때부터 쭉 봐왔던 모습에는 변함이 없었다. 귀엽고, 다정하면서, 상냥하면서, 가끔씩은 이해 못하는 행동을 할 때도 있지만.

 

사랑스럽다.

 

 

“아! 그럼~ 텔레파시로 말하는 거야! 아야쨩은 사랑의 신이잖아? 원더호이~!처럼 말이야!”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감히, 신이 존재가 탐을 내도 되는 것일까?

 

 

“…그럴까? 그럼 에무가 열심히 말해주는 거지? 소원도 빌고 말이야-..그래도 다른 친구들의 소원은 안 알려줄거야.”

 

손을 살포시 올려서는 쓰담였다. 어쩌다보면, 이 마음이 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다. 오직 신만이 사랑하는 아이. 사아야는 깨달았을 수도 있겠지. 이 사랑의 끝은 분명히 슬플게 뻔할 거고, 원더호이-처럼 행복한 결말을 하기엔 누군가는 이 마음을 삼켜야하는 것을 말이다. 동화속 결말처럼 행복하게 만들려면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

 

그 희생이 신이여도 말이다.

 

 

‘..그러니까, 계속 사랑해도..절대로 이 마음은 알려주지 않을거야. 에무를 사랑한다는 이 마음을 말이다.’

 

 

“아야쨩~! 얼른가자!!”

“응..얼른 가자. 에무”

 

 

신은 인간한테 절대로 간섭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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