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ver More
*주인공의 이름이 ‘나루카미 유우’로 고정됩니다. P4G 굿엔딩 스포 있습니다.
*원작을 모를시 다소 불친절한 전개 O
何?ない日常がさよならを告げ
무심한 일상이 작별을 고하고
僕らの掛替えのない日失われてた
우리들의 소중한 나날들은 사라져있었어
1.
나는 이제 돌아가기로 했어.
바꿀 수 없는 운명을 찢어서라도 바꿔버린, 우리의 끝은 아무도 모를 정도로 허무했었고 아름다웠었다. 미래의 도쿄에서 왔다고 주장했던 페인 트로, 지난 1년간 그는 나루카미 유우의 동거인이었고, 도지마 가의 장녀같은 존재였으며, 자칭 특별 수사대의 영광이었고, 아다치 토오루의 참회할 수 없는 구원이었다. 마지막으로 손에 넣은 세계와 맞바꾼 영광의 인연. 마가렛은 연이라는 것은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라고 했었다. 그렇기에 덧없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제 도쿄로 돌아가면, 못 보려나.”
“그렇겠지. 아마.”
“……즐거웠어, 페인. 너하고 같이 있는, 1년.”
“그래? 마냥 즐거울 일은 아니었는데. 너도 참, 담력 세다니까.”
페인은 낮게 큭큭대다가, 나루카미를 한 번 쳐다보았다. 자칭 특별 수사대는 동료 송별회같은 것도 안 해주나? 어차피 너도 도시로 돌아갈테고. 두 명 분 한꺼번에 하면 되잖아. 페인이 그렇게 말하자 나루카미는 머쓱하게 손으로 머리를 긁적거렸다. 하려고 했는데… 하려고 했는데?
“돈이 없댔어, 오빠가!”
“앗, 나나코! 그런 거 말하면 안된다고 했지.”
“그치만~ 페인 언니, 모르고 있음 섭섭하잖아!”
“후후, 나나코 쨩은 여전히 배려심이 깊구나. 기뻐. 미리 알려줘서 고마워?”
“응! 언니. ……오늘 가는거야?”
페인은 그 말을 듣자마자, 옅게 웃으면서 아니라고 말한 후 나나코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일상. 그것은 언제나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생을 위해 간신히 손에 넣은 것일뿐. 페인은 나루카미를 무심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자기 송별회를 위한 돈도 없다는 게 말이 돼? 뭐, 그런 눈빛이었다. 나루카미는 옅은 회색의 머리를 매만지며 비언어적인 질문에 스스로 말로 대답했다.
“…아, 서프라이즈였는데 말이야.”
“…?”
忘れないよ 大事なみんなと過ごした?日
잊지 않을거야 모두와 지냈던 매일들을
NEVER MORE 暗い闇も一人じゃないさ
NEVER MORE 어두운 밤도 혼자가 아니니까
2.
“도쿄행 티켓? 장난하냐고, 바보야! 몇 개나 산거야?”
“…애들 인원수만큼?”
“진짜 바보!”
송별회니까, 적어도 페인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두가 알고 나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거의 변화없는 목소리 톤은 페인이 적잖게 당황하기엔 꽤 좋은 방식이었다. 페인은 항상 나루카미의 조용한 한 마디에 놀라곤 했다. 그는 배려심 넘쳤고, 페인은 배려심 넘치는 척을 했고. 그 차이는 수도 없이 크고, 모든 무의식에서의 태도가 차이 난다. 말을 덧붙이려 입을 여는 순간, 등 뒤로 따뜻한 기온이 느껴졌다.
“아리~사 쨩!”
“잠깐, 얘, 치에! 달라붙지 말랬지!”
“사토나카?, 페인 귀찮아 하는 거 안 보여?”
“하나무라는 빠져!”
사토나카 치에. 짧은 갈색 머리와, 발랄하고 통통 튀는 성격, 캐주얼한 운동복 차림은 페인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었다. 도시에서도 저런 애들이 몇 명 있었지. 페인 못지 않게 붙임성 있는 치에는 페인이 야소가미 고등학교에 처음 왔을 때 가장 먼저 그에게 말을 건 사람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도시에서 두 명이나 전학을 왔다며 신기해 했었지. 그 땐, 사실 조금 귀찮았는데 말이야.
곧이어 시선이 요스케 쪽으로 향했다. 요스케와는 처음부터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냥, 느낌이 그랬다고 해야하나. 요스케의 뭔가 수상하다는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나루카미와 늘상 함께 등하교 하는 모습을 이상하게 보는 게 웃겼다. TV 속에서도 항상 경계하다가, 내가 위험에만 처하면 곧장 달려오는 것도 하나무라 요스케. 동료, 친구, 이런 것들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페인은 그저 웃었다.
“얼라리? 그것보다, 이 티켓! 무슨 돈으로 산거야?”
“그래, 나루카미! 갑자기 돈이 확 났을린 없잖아?”
“저축을 해두면 되거든.”
“알려주기 싫다는 거지!”
치에가 툴툴대며 등을 돌렸다. 페인은 쥬네스 쪽을 힐끔 쳐다보았다. 쥬네스. 언제나 그곳에서 모이고, 얘기하고, 작전을 짜고, 회의를 하고, 누군가를 만나고, 동료의 내면을 보고. 백화점은 단순히 상품판매의 백화점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말 그대로 모든 것을 해결하게 되버렸지. 페인은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러면 모든 일들이 롤백되어서 페인의 머릿속에 재생되었다.
“…”
“…”
꽉. 테이블 밑으로 떨리는 손을 잡아준 손의 온기가, 세계의 온기가 전해져왔다. 잊지 않으려고 몇백번이고 노력하고 있다. 더 이상 누군가를 잃는 것은 질색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이제 두렵지는 않다.
信じていたよ幼いころは確かに
분명 어릴 적에는 믿고 있었는데
いつの間にか忘れてた大切な言葉
어느새인가 잊어버렸던 소중한 말
3.
“트로, 유우, 안녕.”
“오오오오! 선배들! 왜 다 모여있는검까?!”
먼저 도착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있으면, 멀리서 찰랑거리는 흑색 머리를 가진 미소녀과 작렬하는 태양도 질 것만 같은 뜨거운 열기를 품은 소년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아마기 유키코, 타츠미 칸지. 페인은 이 둘과의 첫만남도 떠올렸었다. 유키코와는 처음엔 조금 서먹서먹했는데. 예의를 차리던 유키코와 상대방의 성향에 맞춰 반응하는 페인의 상성은 그야말로, 속어로 말하자면, 둘만 남으면 분위기가 싸해진다 싶을 정도로 조용하다는 것이었다. 페인은 웃으면서 유키코와의 이야기도 회상했었다.
유키코에게 드디어 트로라고 불렸을 때 쯤에야 칸지를 만났지. 참 웃긴 친구이자 동료였다. 탐색을 내내 하느라 지쳤을 때도 그 하나만큼은 지친 와중에도 입을 열기를 멈추지 않았고, 그 열정에 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텁텁한 입 안을 버티고 일어서곤 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만, 잊고 싶지 않은 사람들만이 내 안을 채웠다.
“유키코. 받았어?”
“아아, 티켓 말하는 거지? 받았긴 했는데… 유우, 이게 무슨 의미야?”
“말 그대로의 의미야. 송별회는 도쿄에서 하려고 하는데.”
“넷?! 송별회요?! 어째섬까?! 아니, 송별회가 뭠까.”
“칸지…”
치에가 한숨을 푹 쉬며 칸지의 이해능력을 고려해 이별 이벤트 정도라고 간략하게 말해주자, 칸지는 누가 헤어지냐며, 안절부절해 하며 이미 도착한 사람들의 얼굴을 흝어보았다. 참지 못한 요스케가 그니까, 이제 떠나는 애들 작별 인사 겸 파티한다고! 라고 말하자 그제서야 칸지는 아아, 하고 추임새를 넣었다. 그리고, 당연스럽게도 3초 뒤 누가 떠나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매장 밖으로 쫓겨났다.
그리고, 페인은 회상한다. 회상할 수 없는 것들을 회상한다. 야, 페인 트로! 아니지, 모모바미! 너도 좆같아. 너도 똑같다고, 너도, 너도, 나루카미고 뭐고…! 페인은 눈을 감았다. 좋은 기억만 있고 싶어. 그것은 억지였다.
?めない世界のなかで 探し求めて
갈피가 잡히지 않는 세상에서 찾았던
ボクはやっと見つけたよ 心の?にあった
나는 드디어 찾았어 마음 속에 있었다는 걸
4.
“선~배! 어라, 모두 먼저 와있었잖아?”
“늦어, 리세~”
“죄송합니다, 조금 교통이 막혀서… 못 본지 꽤 됐었는데… 오랜만이에요, 모두.”
“나오토 군, 리세. 오랜만이야.”
“아, 페인 선배! 선배 여전히 키라키라! 외모에 물 올랐잖아! 후후, 뭔가 스트레스가 사라져서 그런걸까나?”
“리세, 완전 속사포잖아… 안녕하세요, 페인 선배. 저도 오랜만이에요.”
텐션 자체가 남다른 둘. 한 쪽은 천재 탐정왕자, 한 쪽은 슈퍼 프리티 모델. 인지도와 레벨 자체가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그것은 주변의 웅성거림이 커진 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쿠지카와 리세와는 이나바 시 이전부터 만난 적이 있었다. 아버지의 후원을 받은 CF 촬영 도중에 견학 겸 해서 연이 통하게 됐는데, 이런 식으로 이어질 줄은 우리 둘은 몰랐겠지. 신만이 알고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신도 몰랐을지도.
그리고, 옅게 웃고 있는 이 탐정왕자. 시로가네 나오토. 그의 통찰력에는 감탄을 금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게, 아다치와 나의 관계를 꿰뚫어보았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니 마냥 좋은 기분만이 들진 않았다. 원하는 것을 잃어버린 기분은 어때? 누군가가 그렇게 물었을 때, 나는 그 누군가에게 대답하지 않고 나오토에게 대답했다. 나오토 군, 나는 내 신념이 내 욕망보다 중요해. 그건, 그 누구도 말릴 수 없어.
회상은 끝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 시끌벅적한 풍경이 눈에 잡혔다. 한참을 그렇게 떠들던 참, 곰도 있으면 좋을텐데… 치에의 중얼거림에 모두가 움찔거렸지만, 인연이란 것은 그렇게 쉽게 끊기지 않는다는 나오토의 말에 치에가 웃으면서 분위기는 다시 괜찮아졌다. 유키코가 덧붙였다. 그리고, 실제로도 곰은 이제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이 되었으니까. 그 말을 끝으로 리세가 흠흠, 하고 콧소리를 냈다.
“곰도…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면서 왔… 는데.”
“엣.”
“…곰, 슬퍼서 울어버릴 거라곰~! 없는 곰 취급하지 말라곰~!”
“여전히 적응 안되는 매치네,… 가 아니라! 미안! 이렇게 아련한 분위기를 조성했는데 올 줄은 몰랐지!”
금발의 미소년이, 약간 갈라지는 목소리를 내며 이상한 말투를 쓰는 것을 본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페인은 한숨을 내쉬고, 시끄러워진 분위기에 수긍한 채 조용히 있던 나오토에게 말을 걸었다. 그럼 나머지 세 명도 티켓, 받은거지?
“아아, 네. 도쿄행 티켓. 송별회는 아무래도 그 쪽에서 하는 모양이네요.”
“뭐, 뭣. 곰, 도쿄로 가는거냐곰~?! 두, 두근거려서 안되겠다곰…”
“겨우 도쿄 가지고 쓰러지려고 하지마! 것보다, 선배들, 정말로 가는거야? 너무하다구, 리세를 두고!”
“너만 상정하지마!”
계속해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모두가 모인 자칭 특별 수사대. 페인 트로의 1년간의 불운과, 불행과, 행복과, 인연을 전부 담은 나의 소중한 수사대. 나는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았어. 완전하지 못했어. 1200그램의 머릿속의 사랑은 난데없이 불온전한 페인의 삶에 끼어들어버려서, 이리저리 뒤섞이고 연을 만들어내서, 아무것도 없던 페인의, 고통PAIN을 입 안에 삼키게 했다.
“…그런데, 페인.”
“응?”
“나나코랑, 료타로 씨한테는?”
“…그건 우리 둘이 따로 인사드려야지.”
“……페인.”
“…응.”
“괜찮아?”
안 괜찮은 법은 있나. 페인이 낮게 웃었다.
このまま電車のれば 二度と?えない?がして
이대로 전차에 오르면 두번은 만나지 못할 것 같아서
NEVER MORE ?惑う背を キミがそっと押すよ
NEVER MORE 망설이는 등을 네가 떠밀어
5.
“에, 먼저 와계셨네요, 도지마 씨.”
“언니, 오빠! 어서 와! 아빠랑 나나코, 기다리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어!”
“그랬어? 미안. 친구들하고 만나고 오느라.”
“…언제 가냐?”
“아마 내일이나, 모레? 그 쯤일 것 같네요.”
잠깐 앉아봐라. 료타로의 말에 페인과 나루카미는 낮은 책상 앞에 양반다리를 한 채로 앉았다. 나나코도 따라 나루카미의 옆에 앉아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모든 게 이 집에서 시작됐지. 나는 기절한 상태였고, 도지마 씨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나를 집에 데려와 심문조사 후 경찰보단 집에서 같이 있게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결과, 나는 지금 자칭 특별 수사대가 되어있지. 부정할 수 없는 인과관계다. 도지마 씨가 없었으면 나는 지금쯤 길 가던 살인마에게 살인 당해 있었을지도 있었다. 그 생각에 조금 어이가 없어 웃었다.
“도지마 씨는 바빠서 못 오실 것 같아서 따로 티켓은 못 드렸어요. 나나코 좀 잘 챙겨주세요.”
“암만 그래도 니들보단 육아는 더 오래했다. 걱정 말라고.”
든든한 말에 페인이 옅게 웃었다. 나나코는 페인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나루카미를 한 번 꽉 안고서 페인의 옆자리로 한 번 가 페인을 다시 꼭 안았다. 언니, 오빠. 안 가면… 안 돼? 한순간 밀어넣은 감정이 튀어나올 뻔한 것을 삼켰다.
“나나코, 모든 사람에겐… 고향이라는 게 있어. 꼭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야. 그래도 말이야, 우리는 인연으로 이어져 있어. 살아만 있다면, 아니, 살아 있지 않아도,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거야. 그러니 나나코, 너무 서운해 하지말고. 알았지?”
“…알았어, 잘은 이해 못하겠지만. 안 가면, 언니가 슬퍼해 하는거지?”
“응, 맞아. 내가 슬플거야. 나나코를 못 보는 건 그거대로 슬프지만.”
“내가 맨날 편지 써줄게, 걱정마! 물론 오빠도!”
그런 말에 페인은 살짝 웃었다.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구나. 추억을 얻기 위해서라도. 페인은 웃으면서 한참을 시시콜콜한 추억 얘기를 하다가, 술이 한 두잔 들어간 료타로가 입술을 깨물었다가, 한숨을 몇 번 쉬고 이내 입을 열었다. 아다치는…
쾅!
책상을 내려치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거의 잠들 뻔 하던 나나코가 눈을 꿈뻑꿈뻑 뜨며 페인 쪽을 쳐다보았다. 아,… 미안. 정말 미안. 아무것도 아니니까 다시 자도 돼. 페인은 착잡한 얼굴로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페인은 그를 막고 싶어했다, 처음부터.
‘아다치 씨, 되돌아갈 수 있어요!’
‘아다치 씨.’
‘……’
포기는 느리고 진득하게 달라붙어오고, 트라우마라는 것은 한 번 생기면 떨어질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아다치는 페인에게 그런 존재였다. 페인 트로가 눈을 감았다가 떴다. 여전히 모든 것이 그런 법이었다. 달라지는 건 없고, 오늘에게는 반드시 내일이 찾아온다는 것. 페인에게 내일이 도지마 가 사람들과 동료들이었다면, 나루카미에게는 모두가 내일이자 오늘이었겠지만. 나는 그렇지만, 아다치와의 내일을 상상할 수가 없었어.
いつもキミの 記憶の片隅にね
언제나 너의 기억의 한구석에
NEVER MORE ボクがいる信じて?きだすよ
NEVER MORE 내가 있다고 믿고 걸어나갈게
6.
면회는 10분입니다. 네. 빠른 대답에 더불어 눈을 마주쳤다. 여, 여기까지 행차하느라 수고 많았다, 범생이 양아치. 아다치는 비꼬듯 말하며 창 너머로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아다치 토오루는 정체를 제 스스로 밝히기 전까진 페인에게만 항상 그런 태도를 유지했다. 페인은 그것에 일종의 우월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모두가 모르는 것을 나만이 알고 있다. 그리고 우월감은 곧 죄책감이 되었다.
“아다치 씨, 저는 이제 도쿄로 올라가요.”
“아, 그래? 그것 참 잘 됐네. 이제 볼 일 없다는 거지?”
“가끔씩 찾아올 거예요.”
“아아, 그러지마. 장래가 희망 찬 어린이가 이런 데 오는 걸 알면 참 좋게 보겠다? 뭐, 나야 상관없지만.”
“…아다치 씨, 저는…”
페인은 처음부터 아다치가 수상해보였고, 그 예감은 적중했었다. 감만으로는 거의 탐정왕자 급이었지. 페인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모든 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됐다면 어땠을까요? 뭐? 아다치가 되받아쳤다. 그러니까, 모든 게 처음부터요. 당신이 전근받기 전 부터 내가 당신을 만났다면, 어떻게든 설득할 수 있더라면,… 당신이, 도지마 씨와 같은, 나루카미 군과 같은, 좋은 사람을 많이 많이 만나서,… 그래서, 괜찮아졌다면…
“…이봐, 페인. 뭘 상상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
“난 그냥 지쳤어, 이젠. 연극에 참여하기도 귀찮아. 네 멋대로 상상해, 뭐,…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건 너나 나나 매한가지니까.”
아다치의 말에 먹먹하게 맺혀가며 말하던 페인이 고개를 들었다. 아직 하지 못한 말이 있다는 듯이, 결의에 찬 눈빛으로, 완벽한 마지막을 꿈꾸는 표정으로. 정말 완벽해. 내일 난 도쿄로 떠나고, 아다치 씨를 보는 건 거의 마지막이야. 그러니 아다치에게 꼭 그 때의 이야기를 다시 쓰고 싶었다. 아다치는 눈을 꿈뻑거렸다. 그리고 페인이 입을 열었다.
“아다치 씨. 저는 아다치 씨를 평생 용서할 수 없을 거예요.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요.”
(이 곳에 삽화 들어감)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서 참회해 주세요. 눈물이 흐르는 048의 면담, 고통을 얻었기에 생을 직감한 나와 고통을 잊으며 죽음을 맞이했던 당신에게, 나는 생이라는 것이 뭔지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한 사람이라도 더 살길 빌었으니까. 밝게 웃었다. 아다치는 입을 다물지 못한 채 한참을 그 자리에 앉아있다가 하, 하고 헛웃음을 치더니 고개를 숙인 채 웃었다. 살아서, 살아서라. 아다치는 정말로 웃었다.
忘れないよ 大事なみんなと過ごした?日
잊지 않을거야 모두와 지냈던 매일들을
NEVER MORE 暗い闇も一人じゃないさ
NEVER MORE 어두운 밤도 혼자가 아니니까
E.
“그럼, 이제 슬슬 마지막이네.”
“짐은 다 챙겼지?”
“물론이지! 완전 빵빵해.”
“보나마나 사토나카는 먹을 것만 챙겼겠… 억!”
“잠깐, 치에, 안 돼…!”
“선배들! 이기는 편 내 편!”
“요스케 선배 힘내십쇼!! 당당해집쇼!”
“이미 충분히 선배는 당당해보이는데. 그렇지, 곰?”
“나는 잘 모르겠다곰, 기차 멀미하면 어떡하지 곰…”
도쿄행으로 가는 열차는 이번 승강역에서 탑승해주십시오. 모두가 기차에 탑승한다. 나루카미도, 나도. 기차에 올라타는 운동화가 타각거리는 소리. 나는 내가 화려하게 빛날 줄 알았어. 모든 것이 아름다울 줄 알았지. 하지만 생각보다, 인생은, 바스러진 듯한 느낌이 났고 화려하기 보단 상처만 생겨났다. 살아간다는 건 원래 그런걸까? 앞서 말했듯이, 일상은 생을 위해서 가까스로 얻어가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했고, 얻어낸 것은 더 나은 내일을 향한 한 걸음이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큰 값어치. 그리고, 이제는 아니까.
내 곁에도, 너의 곁에도. 우리는 인연으로 맺어져있다는 것을. 그러니, 이제 더 이상 나약한 소리는 하지 않도록. 고개를 들고, 눈을 떴다. 서늘한 바람이 볼을 스쳐 지나갔다.
“가자, 애들아.”
오늘이, 내일로 이어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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