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임 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자칭 특별수사대 일원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드림주의 심리가 주류입니다.
● 페르소나 4 주인공의 이름을 애니메이션 판인 ‘나루카미 유우’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 타츠미 칸지의 말투에 슴다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건 게임 내에서도 이렇게 번역되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 Reach Out To The Truth의 가사 중 ‘You know the stake is high stardom is near.’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해석: 판돈이 클수록 승리에 가까워지는 걸 알잖아.)
일전에 카오루는 심야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남자의 실루엣이 비쳤는데, 그는 그것만으로도 타츠미 칸지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 작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 모를 리가 없었다. 그래. ‘심야 텔레비전’이라는 소문이 들려왔을 때부터 카오루는 그것을 챙겨보고 있었다. 야마노 마유미, 코니시 사키까지 보고 난 뒤에 그들이 살해당하자 더욱 텔레비전에 열중했다. 아마기 유키코가 나타났을 때, 혹시라도 그에게 변고가 있는 건 아닐까 싶어 염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키코는 아프다는 이유로 며칠 학교를 쉬기는 했어도 별 일 없이 학교에 돌아왔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카오루는 알 방도가 없었다. 다만 유키코가 근래 들어 2학년 전학생과 가까워졌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유키코가 무탈하게 돌아온 것도 어쩌면 그와 관련되었을지 모른다고 카오루는 생각했다.
그 생각을 하면서 카오루는 심야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본인의 생각이 맞다면, 이것은 살인 예고였다. 마유미, 사키가 텔레비전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살해된 것으로 보아 그게 사실임에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살해될 가능성이 높은 건 칸지였다. 카오루는 주먹을 말아쥐었다. 그를 구해야만 했다. 텔레비전을 본 다음 날 그는 어떻게 했던가. 2학년 전학생인 나루카미 유우에게 자신도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페르소나의 힘을 얻었고, 칸지를 구했으며, 나아가 다른 이들까지 구하게 되었다. 자칭 특별수사대 일원들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조금 더 진실에 도달하게 되는 국면이었다.
“어떻게 하고 싶어?”
유키코가 물었다. 그들은 쥬네스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쩌면 그들이 알지 못하는 또 하나의 진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안 뒤, 특별수사대는 좀 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졌다. 카오루는 지구의 단면을 보고 있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지각을 걷어내면 맨틀이 보이고, 맨틀을 걷어내면 외핵이 보이고, 외핵을 걷어내면 내핵이 보이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특별수사대는 오랫동안 시간을 들여 사람들을 구해내고, 이 일을 벌인 주체도 파악했다. 그런 과정에서 죽을 뻔한 일들도 많았다. 개개인은 이 일을 하면서 후회한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은 사람의 생명을 몇 차례나 구하며 자신들과 타인의 삶을 크게 변화시켰다. 그래. 무엇이든 좋았다고 카오루는 생각했다. 그는 승부사였다. 아직 승부가 다 끝나지 않았는데 멈출 수는 없는 일이었다. 목숨을 걸어서 얻어낼 수 있는 변화가 있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그가 주먹을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합시다.”
“응?”
“끝까지 가 보자고요. 어차피 몇 번이나 죽을 뻔했는데 결국 살았잖습니까. 솔직히 저 하나였다면 이런 생각 안 했겠지만 선배들도 있고, 동료들도 있는데 못할 게 뭡니까? 우리 여태까지 서로 믿어가면서 다 이겨냈잖습니까. 그런 우리가 뭘 못하겠습니까. 안 그래요?”
그 말에 모두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 정적에 휩싸여 있을 때, 칸지가 말했다.
“카오루 말이 맞슴다. 할 거 다 해놓고 이제 와서 관두면 무슨 의미가 있슴까? 기다려라, 뭐가 됐든 무서울 거 없다 이거야!”
“칸지랑 마음이 맞네.”
장난스레 웃으며 카오루는 칸지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 모습에 요스케도 파이팅 넘치게 말했다.
“뭐, 어쨌든 선배들이 딱 있으니까 후배님들은 적당히 덤벼드는 걸로 해. 어때, 리더. 끝까지 갈 거야?”
요스케의 물음에 유우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끄덕임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모았다. 리세의 발랄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쨌든 우리는 서로를 믿고 가는 거죠? 서로를 믿으면서, 흔들리지 말고 앞으로 가는 거예요. 자, 모두들!”
“오!”
하이파이브를 한 모두는 즐겁게 웃었다. 그래. 결과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든 특별수사대는 서로를 믿을 것이며 앞으로도 그러할 거라고 다짐하면서 모두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속에서 카오루는 아까보다 더욱 세게 주먹을 말아 쥐었다. 그의 진지한 눈빛은 회의가 시작되기 전까지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