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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의 질투

 

“아라- 내일 시간 있어?”

“있지! 낼 어디가?”

“루피 크리스마스 선물 고르러. 우리 집은 산타만 둘이거든. 이번에도 에이스랑 경쟁하기로 했어. 누구 선물을 더 맘에 들어하는지.”

“응? 루피 아직도 산타 믿어? 초등학생인데?”
“응. 지켜줘야지 산타 할아버지 1과 2 어느 쪽 산타가 더 좋은지 적어도 스무살 까지는 고르게 할거야.”

“풉... 못말린다니까..”

 

전화 너머로 꺄르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거진 다 큰 동생을 이렇게나 애지중지한다고 하면 질투가 날만도 하건만 너는 너그러웠다. 아니, 가끔은 나보다도 루피를 아끼는 것 같아 가끔 질투가 날 정도였다.

 

-

다음날. 날은 겨울 여왕이 마법을 부린 듯 날이 무척이나 찼다. 거기에 눈이 오기라도 할 듯 하늘은 무척이나 흐렸다. 하지만 집에서부터 함께 걸어온 우리에겐 이 정도 추위는 아무 것도아니었다, 오히려 맞잡은 손의 열기에 조금 땀이 찰 정도였다. 처음 들어간 곳은 한 팬시점. 별다른 수확은 없었다. 팬시점에선 주머니몬 카드나 작은 완구류 등 그렇게 8살 짜리 꼬마의 눈길을 끌 것은 보이지 않았다.

 

“아라- 넌 뭐가 좋을지 생각해봤어?”
“난 이미 골랐지-”

“응? 뭔데? 우리 같이 고르는 거 아니었어?”

“무슨 소리야, 사보. 너랑나랑 사귀는 이상 루피는 내동생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넌 나하고도 경쟁해야한다고.”

“그, 그런거야?”

“응-! 난 이미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집에 온다니까 오늘은 사보 도와줄게!‘

 

하... 작은 한숨이 나왔다. 8살 짜리 꼬마에게 질투를 느끼게 될 줄이야. 그것도 동생에게 말이지... 아라는 그러면서도 선물에 진심이었다. 제 선물이 나에게 질 일은 없으니까. 어떻게든 루피의 마음에 드는 선물을 해야한다면서 나보다도 더 열성적으로 나를 끌고 다니기까지 했다. 그렇게 고른 선물은 또봇 변신 로봇 세트였다.

 

”자, 루피 선물은 다 골랐고... 사보. 다음은 네 선물이야-!“

 

집에서 나오던 그때부터 내내 그의 손엔 작은 종이가방이 들려있었다. 내내 뭔지 궁금했던 그 것이었다. 종이가방에서 긴 목도리가 슝 나오더니 목에 둘러진다. 그리고 입술에 살포시 날아오는 꽃잎..

 

”히히! 이건 사보 거야! 무려 내가 직접 뜬 거라구?“

 

아라가 직접 목도리라니. 조금 투박하긴해도 그의 정성이 들어간 선물이었다. 질투는 눈 녹듯 사라지고 깃털처럼 가볍게 떨어진 네 입술에 아쉬움이 남아 그대로 너에게 입을 맞추었다.

 

”고마워, 아라.“

 

-

 

그리고 크리스 마스 당일 아침.

 

”와! 해적왕 세트!!!!!! 거기에 써니호까지!!! 난 이게 제일 좋아!!! 새로운 산타 할머니! 감사합니다!!“

 

루피는 어디선가 새로운 산타 할머니가 나타났다고 믿으며 네가 있을법한 곳으로 고개를 숙인다. 커다란 선물상자에 든 것은 용맹한 모습을 뽐내며 해골이 그려진 이각모, 그리고 검은 망토에 사자가 선두에선 배 모형까지.... 아라의 선물은 그렇게 완벽했고 난 결국 루피에게도, 아라에게도 완벽히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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