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이 사츠키와 드림주는 연애관계며 미도리마와 드림주는 친구 관계입니다.
자고로 끼어들어선 안되는 곳이 있다. 그 많은 경우 중에 베스트에 꼽히는 상황이 아닐까 싶었다. 분명 단골 안경점에 가려고 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커플과 만나게 되었고 어찌 됐건 지금은 이런 상황이 되었다. 중간에 있었던 일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양쪽에서 말을 걸어왔고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도착한 곳은 놀이공원 안이었다.
들어가자마자 연장자라며 본인이 입장권 3장을 구매하더니 본격적으로 놀이 기구를 타기 시작했다. 몇 번이나 도망을 가려 했으나 실패하고서부터는 돌아가면서 한 명씩 짝을 해주어 타기 시작한다. 가끔은 키가 커서 안되는 바람에 둘이서 타는 걸 구경 하기도 했다. 그때 도망칠 수도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갈 수가 없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가고 나서 큰일이 있을 것만 같았다. 놀이 기구를 내려오자마자 저를 챙겨주는 두 사람을 보고선 도망가려는 생각이 조금은 줄어들기도 한 이유도 있었다. 미안하다며 굿즈 가게쪽으로 들어간다.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밖으로 나왔을 땐 제 머리엔 귀여운 마스코트가 달린 머리띠가, 손엔 인형 외에 굿즈가 가득했다. 본인의 것은 전혀 없고 전부 양쪽에서 골라준 것뿐이었다. 한 손은 물론 럭키 아이템을 위해 남겨두었다. 만족한 두 사람이 굿즈 가게에서 받은 지도를 펼치며 체크를 한다. 이미 탄 놀이 기구를 체크하는 모양이었다. 기억을 못 하는 건 본인이 직접 손가락을 내밀어 가리키자 양쪽에 있던 두 사람이 활짝 웃으며 고마워한다. 별거 아닌 걸 가지고 저렇게 좋아하네. 입 밖으로 내뱉으려던 말은 두 사람의 얼굴을 보니 목 안으로 쏙 들어간다.
“미도링! 뭐 마실래?”
“미도링 우리 저거 탈까?”
둘이서 짠 건지 호칭도 통일하여 각자 다른 곳을 가리키던 둘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서로를 보고 웃으며 결국 마시는 걸 먼저 하기로 한다. 둘만의 즐거운 데이트가 아니었나. 제 중학교 동창과 그의 남자친구 사이에 껴서 누군가 본다면 데이트를 방해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테이블에 앉아 음료를 주문을 하던 그는 직원에게 무언가를 물었고 대답을 해주는 직원에게 인사를 마친다. 잠깐 고민을 하다 둘이서 대화를 나눈 뒤 자리에 일어나 사라진다. 제 남자친구가 어디론가 가는데도 신경이 안 쓰이는지 저를 보며 웃는 모모이에게 미도리마는 굳게 닫고 있던 입을 열고 사이에서 빠져나올까 했었다.
“고마워 미도링.”
“내가 뭔갈 했었던가.”
“저번에 코우지마 선배 시합에 응원을 와줬었다며? 난 아래층에 있어서 못 봤는데 코우지마 선배가 2층에서 널 봤다고 했거든.”
“보러 간 적 없어. 착각이겠지.”
“그렇구나.”
대답을 하며 입을 손으로 가리고 작게 웃음소리를 내는 모모이를 뒤로 저 멀리서 뛰어오는 한 사람이 보인다. 운동을 하는 사람인데 어딜 갔다 왔길래 저렇게 얼굴이 파래져서 오는 걸까. 저렇게 숨 넘어가게 호흡하며 땀을 흘리며 오는 건 저 한사람 밖에 없었다. 다들 여유롭게 걷고 있던 탓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사츠… 키… 미…….”
“선배! 괜찮으세요?”
“아… 괜…….”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넘어지려 하는 걸 겨우 뛰어가 붙잡았다. 제 손에 끌려 올라오는 그를 부축해 의자에 앉는다. 뭘 했길래 저렇게 돼서 돌아온 걸까. 상황을 지켜보던 직원이 급히 음료를 들고 와 내려놓고선 돌아가고 나서야 코우지마는 음료를 확 들이켜고선 숨을 길게 내쉰다.
“고마워 미도링.”
“내가 뭔갈…”
커플은 닮아가던가. 뭐가 그리 고맙다는 건지. 같은 대답을 하려던 미도리마는 그만두고 빤히 쳐다본다. 대답을 하려다마는 행동에 두 사람도 미도리마가 말을 할 때까지 기다려준다. 잠깐의 정적에 미도리마가 살짝 기침을 하자 코우지마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미도링 저번에 이거 좋아한다 그랬지?”
“선배 그건…”
“지금 먹기엔 조금 이르지 않을까 싶긴 한데.”
제 앞에 놓인 단팥죽 캔을 보다 캔을 놓은 뒤 그 손으로 입을 가린 체 옆으로 고개를 돌려 두어 번 기침하는 코우지마를 본다. 장난도 엄청치고 놀리기도 하지만 그저 여자친구의 중학교 동창을 자신을 챙기는 그 행동은 미도리마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아. 뛰어왔더니 배고프다. 미안한데 나 먹을 거 주문해도 돼?”
“괜찮아요. 미도링도 뭐 먹을래?”
“아니. 이거면 됐어.”
짧게 숨을 내쉬며 제 앞에 있는 단팥죽 캔을 쥐어가는 미도리마의 행동에 메뉴판을 보고 있던 코우지마는 슬쩍 웃으며 음식을 주문을 한다. 단팥죽 캔의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직원을 부른 코우지마는 다 같이 먹을만한 음식을 주문을 한다. 직원이 가자마자 먼저 제게 말을 거는 미도리마를 보며 세 사람은 대화를 이어간다.